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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도시 트래블 : 강릉 명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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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걸음이 느려지는 마을

강릉 명주동


명주동은 
강릉의 원도심이다. 

 조선시대 관공서의 역할을 했던 칠사당과 중앙관리들이 강릉에 오면 머물던 강릉대도호부관아가 있어 강릉의 행정, 문화 중심지 역할을 해왔으며, 근대엔 대관령으로 넘어가는 시외버스터미널이 있어 문화와 경제가 번성했던 곳이다. 오랜 세월 번화한 곳이었기에 일제강점기의 적산가옥부터 근현대의 흔적을 간직한 건물이 어깨를 나란히 
맞대고 있다.

강릉 시청과 터미널이 이전하며 급격히 조용한 마을이 되었지만, 명주동에 터를 잡은 사람들의 이야기는 여전히 진행형이다. 잠들어 있는 듯한 골목길에 사소한 손길로 온기를 더했다. 마을 공동체인 작은 정원에서 가꾸는 작은 화원인 네모난 화분과 어린아이, 노인, 성별에 상관없이 모두 어우러져 살아가는 마을이기에 무지개색으로 골목에 그려넣은 그림이 마을을 화사하게 만들었다. KTX 강릉역이 들어서고, 마을 주민들이 골목의 이야기를 활발히 이끌어내며 명주동이 다시 들썩들썩해졌다.

파랑달협동조합 
명주동 골목 중심에 파랑달 협동조합이 있다. 파랑달은 파도와 파란의 중의적 의미를 담은 파랑과 여성을 상징하는 달의 합성어다. 7명의 여성들이 이끄는 파랑달 협동조합은 명주동을 거점으로 기반으로 다양한 인문, 문화콘텐츠를 기획하고 진행한다.

근현대 의상을 빌려주는 ‘명주노리’와 태블릿PC를 들고 명주동 골목 구석구석을 산책하는 ‘명주애가’ 라는 프로그램을 상시로 운영한다. 명주동 골목길엔 근현대 건물, 마을 주민들이 정성 들여 가꾸는 화분, 시간이 만들어낸 레트로한 풍경이 가득해 옷만 갈아입었을 뿐인데 과거로 시간 여행을 하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폴라로이드사진도 두장 찍어준다.

명주애가는 명주동의 과거와 현재, 역사와 문화를 담은 태블릿PC를 들고 골목을 산책하는 미디어 트레킹 프로그램이다. 실제로 골목을 촬영한 영상과 설명이 동시에 흘러나와 해설사와 함께 걷는 듯 생생하다. 두 가지 프로그램을 동시에 이용하는 것도 좋다.



골목대장 봉봉방앗간과 카페들

명주동 골목에도 핫한 카페들이 자리를 잡았다. 조용한 마을에 카페가 많아지며 주민들의 삶을 방해하는 건 아닐까 했던 것은 괜한 걱정이었다. 명주동의 터줏대감 카페인 ‘봉봉방앗간’, 100년 된 적산가옥을 재탄생시킨 ‘오월커피’, 1940년대 운영했던 여인숙을 단장한 카페 등 골목투어를 하며 만난 카페들은 조용하면서도 따뜻한 명주동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어있었다. 모두 옛 건축의 흔적을 그대로 간직해 레트로한 느낌이 물씬 나 카페 앞에서 사진 찍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근현대 의상을 입고 레이스 우산을 손에 든 20대와 옛날 교복을 입고 양 갈래로 머리를 땋은 엄마 아빠 세대가 어우러져 명주동 골목을 시간 여행지로 만든다.



마을 어르신이 들려주는 옛 이야기

명주동에선 ‘명주 주민 해설사 협동조합’의 어르신들이 마을 이야기를 전해주는 골목투어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강릉문화재단 ‘골목문화학교’의 골목 해설사 양성과정을 수료한 주민들이 모여 설립한 협동조합이다. 40대에서 70대까지 다양한 연령의 주민들이 명주동의 옛이야기를 들려준다.


봉봉방앗간 참 예쁘죠. 젊은 사람들이 이 앞에서 사진을 많이 찍더라고요.
제가 어릴 땐 국수공장이었어요. 하얀 국수가 빨래처럼 널려있었죠.
남대천에서 어릴 적에 멱을 감곤 했었어요.
지금도 단오날 창포물에 머리 감는 행사를 하는 곳이랍니다.

여행객을 이끌며 마을의 구석구석을 안내하고 이야기를 들려주는 해설사는 연신 사진을 찍으며 예쁘다를 연발하는 여행객의 반응에 한껏 어깨가 우쭐한다. 명주동은 해설사에게는 누군가에게 자랑스럽게 소개하고 싶은 곳이고, 여행객에겐 자신이 뿌리내리고 살아가는 마을을 사랑스럽게 소개하는 사람이 사는 곳이다. 그러니 더 천천히 더 진득하게 나박나박 걸으며 담벼락에 핀 풀잎조차 눈에 담아가려는 마음가짐이 되는 마을, 명주동이다.


파랑달협동조합

주소

강원 강릉시 경강로2024번길 20 1층 파랑달협동조합

연락처

033-645-22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