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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년의 시간이 쌓인 매미성

거대한 성채에 앉아 느슨한 마음으로 거제 즐기기


거제에서의 마지막 날, 1박 2일이 아쉬울 만큼 거제도 가볼만한곳 리스트가 무진장 많지만, 그 아쉬움은 뒤로하고 첫 번째 코스인 매미성으로 향했다.

우선, 매미성을 가기 전에 모두가 알고 가면 더 감동적으로 건축물과 자연 경관이 마음에 닿을 것 같다.

매미성 미리보기를 꼭! 꼭! 읽고 가보시길 강력하게 추천한다.


매미성 미리보기

누가 쌓았을까?
건축과 거리가 먼 조선소 연구원이었던 백순삼 님

어디서 쌓았을까?
거제 복항마을 안 해변가, 가덕도와 거제를 잇는 가거대교가 보이는 곳!

언제부터, 왜 쌓았을까?
노년을 위해 2000년에 땅(밭)을 사서 가꾸었는데 2003년 9월 태풍 매미로 인해 밭을 다 쓸려간 이후 땅을 지키기 위해 혼자서 매미성을 짓기 시작!

어떻게 쌓았을까?
설계도는 없음! (그의 머릿속에 설계도가 있다고...) 돌 하나 하나 직접 손으로 옮기셨으며 돌만 쌓은 게 아니라 하수와 수도시설까지 갖춘 건축물!

그리고 이 매미성은 입장료가 없는 무료이며 여전히 백순삼 님은 이 성을 더욱더 견고하게, 웅장하게, 쌓아 올리고 계신다.


조금 늦게 가면 사람이 많은 곳이기 때문에 우리는 아침도 거르고 눈 뜨자마자 준비해서 거제도 가볼만한곳 대표 명소인 매미성으로 이동했다. 도착하니 10시가 좀 안 됐던 시간! 5-6명 정도의 여행객만 있는 것을 보고 신이 나 들어갔다.

몽돌 수거함이 있었는데, 아무래도 매미성 앞이 몽돌해변이다 보니 예쁜 것이 있으면 많이 가져가는 것 같다. 자연과 시간이 빚은 돌은 눈으로 즐기고 챙겨가지 않기!

처음 이 성을 봤을 때의 느낌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리스에 가본 적은 없지만 그리스 같아.”라는 말을 시작으로 혼자서 이 거대한 성채를 차곡차곡 지었다는 생각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상상했던 것보다 웅장하고, 투박하지만 곳곳에 섬세함이 묻어진 곳이라 천천히 둘러보기 시작했다.

말했듯, 정말 생각보다 훨씬 큰 편이라서 우리는 각자 흩어져 구석구석 훑어보았다. 매미성 내부에 계단과 나무가 꽤 많이 있다. 남해를 대표하는 꽃 동백도 조금씩 피고 있던 그날, 한적하게 아침을 시작했다.

거제도 가볼만한곳 매미성은 어디서든 신선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탁트인 바다를 볼 수 있다. 유럽 중세시대를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하는 곳. 한국이지만 몇 년 전 다녀온 유럽 여행을 잠시나마 추억할 수 있는 매개체가 되는 공간이다. 이곳이 해외여행의 대체지가 아니라 우리가 지금 갈 수 없는 곳과 이어주는 연결지점인 것.

동굴 같은 짧은 터널에 발을 들이면 인생샷을 얻을 수 있는 스팟이 나온다. 자연스러운 성벽 프레임과 산, 바다의 백그라운드- 이걸 노리고 지으신 건가? 싶을 정도로 너무나 완벽한 지점이라 어떻게든 찍어도 감탄사가 연발하는 결과물이 나온다.

꼭! 꼭! 찍을 것 :)
이곳은 조금만 늦게 와도 줄을 서서 촬영한다고 하니 아침 일찍 오면 정말 여유롭게, 100장 찍을 수 있다.

성 꼭대기로 올라가면 동그랗게 바다로 향해진 곳이 있다. 바닷가에 비치는 윤슬과 멀리 보이는 대교까지 한눈에 볼 수 있으니 가만히 서서, 앉아서,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자연 풍경과 소리를 마음껏 감상하는 시간을 가져보자!

매미성, 어디든 내가 모델이 될 수 있도록 배경을 자동으로 제공하고 있다. 여기서 찍어도, 저기서 찍어도, 가장 젊은 날의 나를 남길 수 있다.

해변가 쪽으로 내려가면서 우연히 발견한 틈새가 프레임이 되는 순간, 우리는 그것을 또 인생샷으로 남겼다. 거제도 가볼만한곳 모든 곳이 포토존!

아래에서 본 매미성은 정말이지... 대단했다.
바다에서 매미성을 한참 바라보며 사람에 대한 열정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어제 다녀온 공곶이도, 이 성도, 누가 시켜서 한 것이 아니라 각자의 사연으로 스스로 일구어낸 것이 공통점이다.

겉만 봤을 때는 그저 감탄할 수밖에 없지만, 숨겨진 사연과 한 사람의 열정- 노력- 이런 것들을 알게 된다면 감탄을 넘어서서 존경스럽기까지 하다.

지켜내고 싶은 것이 있을 때 발휘할 수 있는 간절한 힘,
그 큰 힘으로 우리는 감사하게도 매미성에 발 디딜 수 있었다.


TIP

01
고현버스터미널에서 매미성까지 가는 버스는 33번이 있지만,

배차 간격이 너무 길기 때문에 ‘맑은샘병원(연사)’에서 2000번 버스를 타고 ‘대금교차로’에 내리시면 됩니다.
급행버스 개념으로 약 30분 정도 소요, 요금은 1700원! 꼭 버스 기사님께 목적지를 말씀하신 후 교통비를 지불하세요!

02
택시를 이용하실 경우, 고현버스터미널에서 매미성까지 택시로 약 20분, 비용은 2만원 정도입니다.


03
매미성은 거제도에서 정말 핫한 관광지이기 때문에 방문객이 많습니다.

그러므로 아침 일찍! 10시 전에 도착하시면 여유롭게 매미성을 즐길 수 있습니다. :)

04
매미성은 아직도 쌓아지고 있는 중이랍니다! 작업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관람해 주세요.


05
입장료는 무료, 인생샷을 남기기 위해 난간에 절대 서서 사진을 찍지 말아주세요!


06
예쁜 몽돌 발견 시, 눈과 사진으로 즐겨주세요! 혹은 몽돌수거함에 쏘옥 넣어주세요.


07
밝은 색의 옷을 입고 가시면 훨씬 예쁜 인생샷 남기실 수 있어요.

다음 거제 여행기에서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