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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벅이 여행 : 비행기 타고, 버스 타고, 거제도

거제도에 들어서기 위한 첫 관문,‌
뚜벅이 여행자들이 거제로 가는 가장 빠르고 저렴한 방법


뚜벅이 여행자로 살아간지 벌써 10년이 다 되어 간다. 나이를 한 살, 한 살 먹을수록 운전면허증의 필요성을 더 느낄 줄 알았는데 그건 또 아니다. 대도시에서 다니기엔 지하철과 버스면 충분하고, 고향으로 내려가기 위해선 몇 년 전 개통된 KTX를 이용하면 된다. 여행을 다닐 때는 비행기와 기차, 버스 등 날이 갈수록 발전하는 교통수단으로 인해 뚜벅이 여행자의 삶을 조금 더 길게 누릴 수 있게 됐다.

 왼쪽 서울-부산 KTX 요금 / 오른쪽 서울-거제 고속버스 요금

큰맘 먹고 짐을 싸서 가야만 하는 ‘거제’는 차가 없는 뚜벅이에겐 접근하기 힘든 곳이었다. 서울남부터미널에서 고속버스를 타고 5시간 이상을 달려서 가거나 창원 혹은 부산까지 KTX를 타고 다시 버스로 갈아타서 거제로 가야한다. 이 두 가지 방법의 단점은 왕복 10시간 이상으로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것과 왕복 10만원 이상으로 교통비가 비싸다는 것.

하지만 이제는 거제도 해외여행 가는 기분으로 비행기를 타고 빠르고 쾌적한 환경 속에서 갈 수 있다. 더해서 왕복 교통비가 5만원도 안 된 금액이 카드에서 빠져나갔으니 시간과 돈, 모두 절약한 셈이다. 



이국적인 거제, 해외여행처럼 비행기 타고 누려보기

평일의 출근 시간에 회사가 아닌 김포공항으로 향하는 지하철을 타는 그 기분 좋음, 그걸 너무나 오랜만에 느껴본 것 같다. 수많은 직장인 틈에서 짐가방을 끌어안으며 이리저리 몸이 치여도 공항으로 가는 설렘은 절대 치일 수 없다. 그 설렘은 국내든 해외든 다 똑같은 것 같다. 알 수 없는 여정 전의 옅은 긴장과 진한 기대, 그런 마음을 가득 안고 비행기 앞에 우뚝 서있었다.

출발시간 기준 24시간 전에 모바일 체크인을 할 수 있다. 단 50분이지만, 창가석에 앉았다. 하늘과 닿는 창가에서 보는 풍경을 언제 또 누려볼 수 있을까? (그렇지만 그날은 새벽 6시에 일어나서 하늘을 잠시 보며 감탄하다 아무도 모르게 잠들어 버린 건 비밀이 아니다...)

아침 9시, 다소 널널한 자리에서 승무원의 안내방송을 시작으로 몸이 덜컹거리다 귀가 살짝 막힘을 느꼈다. 침을 꿀꺽 삼키자 비로소 기내의 소리가 들리고, 왼쪽 창가로 보이는 네모난 건물들을 내려다보았다. 하늘길을 달리고 있었다. 


GATE에서 30초 거리에 있는 버스정류장

김포공항보다 훨씬 작고 소중한 김해공항(부산) 도착장에서 나오면 GATE4가 보인다. 나가서 오른쪽으로 몸을 틀면 바로 보이는 ‘버스정류장’. 한 스물 발자국을 걸어보면 어느새 매표소 앞에 있는 나를 발견할 것이다. 미리 마음속으로 찜했던 시간, 10:55에 출발하는 버스 티켓을 구매하고 남은 시간을 여유롭게 기다렸다. 편도 8,000원으로 1시간만 조금 더 걸음을 옮기면 생애 첫 거제도를 만날 수 있다!

울산, 마산, 창원, 통영, 진해 등 김해와 가까이 자리하는 도시로 갈 수 있는 버스가 있어 거제 외에 다른 도시를 여행할 때에도 이용하기 편리하다.

거제로 가는 버스는 크게 2대가 있는데 고현과 옥포/장승포다. 고현은 거제도 중심에 위치하는 터미널이고, 옥포와 장승포는 거제도 동쪽 중간쯤 위치하는 터미널이니 위치와 시간 모두 확인 후 티켓을 구매하는 것이 좋다.


국내에선 제주도를 제외하고 여행을 하기 위해 비행기를 탈 기회가 거의 없다. 버스나 기차가 시간 간격이 짧고 가격이 저렴하며 터미널과 역에서 이동하기 수월하기 때문일 텐데, 이번 여정으로 그 생각이 완전히 뒤바꼈다.

 1. 비행기는 하루에 몇 대 없다? NO

네이버 항공권을 기준으로 5~20분 간격으로 아주 많은 항공편이 있다. 오히려 같은 시간대에 다른 항공사들이 운영하기 때문에 항공사 선택지가 많다. 선호하는 항공사가 있다면? 합리적인 가격과 시간대가 있다면? 예약하면 된다.

2. 비행기는 너무 비싸다? NO

평일 기준 최저가 14,000원 / 금요일 기준 최저가 27,000원이다. 부산까지 KTX가 5만원 이상인 것을 생각하면 너무나 저렴한 교통비! 금요일 하루만 휴가를 내면 다른 교통수단보다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3. 공항은 도심지에서 너무 떨어져있다? NO

김해공항(부산)은 부산 중심인 서면까지 지하철로 27분이면 갈 수 있다. 또한, 시외(창원, 마산, 진해 등)버스와 시내버스 정류장도 출입구 바로 옆에 위치하고 있어 찾기도 수월하고 시외와 시내로 이동하기 편리하다는 점!


교통비 (왕복 기준)

비행기 33,200원
버스 16,000원

총 49,200원


TIP

01
국내선 평일 기준 항공권 왕복 3만원 대로 충분히 가능! 50분도 안 되어서 김해공항(부산)에 도착하는 매직을 겪을 수 있어요.

02

김해공항(부산)에서 거제로 가는 버스 시간 간격이 1시간 정도 있으니 버스 시간에 맞춰 항공권을 알아보세요.

03

생각보다 김해공항(부산) 국내선은 아주 좁아요. GATE4에서 30초 거리에 버스정류장이 있기 때문에 비행기 도착 예정시간에서 거제로 가는 버스 시간까지 30-40분 정도가 좋아요. 하지만 비행기 지연 등 갑작스러운 사태가 발생할 수 있으니 주의!

04

김해공항(부산) 내에는 음식점이 거의 없어요. 미도어묵과 국수나무가 있고요. 그 외에 편의점과 카페가 있으니 맛있는 음식은 거제에서 먹는 것을 추천해요.

05

2층에는 관광기념품인 갈매기상점이 있어요. 시간이 남는다면 한 번 구경하시길 바라요! 부산 관련된 굿즈가 많지만, 귀엽고 특이한 물건이 많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답니다.

다음 거제 여행기에서 만나요.